한국의 야키토리야는 3가지 타입으로 나뉘어진다. 첫번째는 전체메뉴에 야키토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다. 대부분은 이자카야가 이런 경우다. 두번째는 대부분의 메뉴가 야키토리인 경우로 야키토리 전문점이다. 세번째는 야키토리메뉴를 중심으로 다양한 몇가지 메뉴를 합쳐서 오마카세 또는 코스형태로 제공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세번째 야키토리 오마카세가 많이 나오고 있다.
많은 야키토리 오마카세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 오마카세 코스에 스시야에 나올법한 챠완무시, 찐전복과 게우소스 그리고 다양한 무국적의 요리들이 함께 나오는 반면 정작 야키토리 메뉴는 다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공은 토종닭의 다양한 부위별 야키토리 메뉴가 제공된다. 메뉴명 그대로 야키토리 오마카세다..
해공의 야키토리는 다양성뿐만 아니라, 맛에 대해 칭찬하고 싶다. 해공의 야키토리는 일본의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토리시키(鳥しき)의 맛과 유사하다. 토리시키는 야키토리 메뉴에 사용하는 재료를 보통의 야키토리야보다 크게 자른다. 이유는 구울 때 바깥은 익고 안쪽은 촉촉한 육즙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해공의 김승현셰프도 이런 이유로 재료를 크게 자른다고 한다. 누가 누구를 모방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맛의 비결을 찾아간 거다.
해공이 현재의 메뉴구성과 맛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김승현셰프의 지난 노력의 결과다. 알 사람은 알겠지만 김셰프는 부산의 소설담을 만들어 부산의 야키토리를 한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소설담은 현재 서면과 여러분데 지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셰프는 소설담에서의 여러 경험을 살려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게 되었고 해공은 바로 그 결과의 산물이다. 해공은 외관부터 뭔가 일본의 카쿠레가(숨은 맛집) 입구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ㄱ자형의 카운터와 가운데 자리잡은 야키다이는 마치 무대의 피아노와 같은 연출효과를 자아낸다. 카운터 뒷면에 자리잡은 벽 전면을 모두 사용한 와인, 사케 셀러와 카운터와 분리된 테이블석 공간 그리고 세련된 조명은 오랜 시간 식사를 해도 전혀 피로함을 못느끼게 한다.
식당의 맛은 요리의 맛과 셰프의 진정성에서 나온다. 많은 셰프를 만나지만 내가 만난 김승현셰프는 그 누구보다도 요리와 식당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그가 어떤식으로 현재의 야키토리를 업그레이드 시켜나갈지 흥미롭다.
유사쪼 @yoo_sazzo (2022. 12. 28)
*인스타에서 일식, 스시, 셰프 그리고 니혼슈에 대한 피드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