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메 매거진

오마카세 코스의
메뉴 읽기

by yoo sazzo 2022.12.26

최근 스시 오마카세의 뒤를 이어 다양한 일식 오마카세 식당들이 생겼다. 야키토리, 텐푸라, 스미비 등 다양한 쟝르의 음식이 오마카세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들은 구성메뉴를 적은 종이를 제공한다. 그날 제공되는 요리들이 순서데로 적혀있고, 각 구성요리에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명칭을 적어놓고 있다. 설명은 물론 없다. 일본어는 읽지도 못하는데 적는 이유는 뭔가 있어보일려는 귀여운 의도다.

일식 오마카세는 대부분 카이세키요리 구성을 차용하고 있는데, 카이세키요리의 메뉴구성을 일본어로는 콘타테(献立 이전 피드참조)라고 한다. 콘타테에는 여러가지 명칭이 있는데, 한국 오마카세식당 메뉴표기의 문제점은 메뉴명과 콘타테명을 혼합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양식을 예로 들면, 에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는 콘타테명인데 메뉴명인 스테이크를 중간에 표시한다는 것이다. 콘타테명에 가장 많이 사용되거나 현실 메뉴판에 많이 나오는 용어들을 알아보자.

1. 카이세키 콘타테라고는 볼 수 없지만, 츠키다시(突き出し)만큼 우리한테 친숙한 용어는 없다. 수많은 시간동안 횟집에서 스케다시, 쓰끼다시 등의 이름으로 메인요리인 회를 시키면 같이 나오는 음식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왔다. 하지만 일본에서 츠키다시는, 이자카야에서 나오는 오토시(お通し)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즉 음식이 나오기 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적은 양의 요리(小料理)를 말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오토시는 주문을 받고나서 내주고, 츠키다시는 주문과 관계없이 낸다는 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오토시도 주문전 내놓는다.

2. 사키즈케(先付け)는 카이세키 콘타테에서 처음 나오는 요리를 말한다. 츠키다시, 오토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키즈케는 코스요리에 포함된 제대로 된 요리라는 점이다. 카이세키(懐石料理)에서 나마스(잘게 자른 생선과 채소의 초무침)와 사시미를 밥과 국의 뒷쪽에 놓는 것을 무코우즈케(向付け)라고 하는데, 이 음식보다 먼저 나오는 요리라는 뜻에서 사키즈케라고 이름붙여졌다. 해석하자면 식전요리 쯤 되겠다.

3. 젠사이(前菜)는 영어로 흔히 에피타이저라고 하는데, 일본요리에서는 츠마미나 간단한 술안주를 뜻한다. 카이세키 콘타테에서는 사키즈케와 같은 뜻으로 사용하거나 사키즈케 바로 뒤에 나오는 술안주거리를 말하기도 한다.

4. 오츠쿠리(お造り)는 사시미를 가리킨다. 무가(武家)사회였던 예전의 일본에서는 자르고 베다(切る)라는 말을 금기시했다. 대신 찌른다는 뜻의 사스(刺す)를 사용했다. 사시미(刺身)라는 용어가 여기서 나왔다. 사스를 칸사이에서는 츠쿠루(造る)라고 했고, 사시미를 츠쿠리미(造り身)라고 했는데, 여기서 끝의 '()'가 없어지고 앞에 '()'가 붙어서 오츠쿠리가 된거다.

5. 핫슨(八寸)은 작은 쟁반에 여러가지 작은 그릇에 담긴 요리를 말한다. 제철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요리들이 나오는데, 젠사이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 같은 뜻으로도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젠사이의 모리아와세 쯤으로 생각한다. 핫슨은 원래 8(24센치, 1촌이 3센치)의 사각형 쟁반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핫슨은 요리명이라기 보다는 요리를 내는 플레이팅 형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6. 아게모노(揚げもの)는 튀김을 말한다. 아게루(揚げる)는 영어로는 Deep fry로 해석된다. 즉 끓는 기름에 푹 담군다는 뜻이다. 야키모노(焼き物)는 구이를 뜻하고 야쿠(焼く굽다)에서 왔다. 니모노(煮物)는 조림으로 니루(煮る삶다, 졸이다)에서 왔다. 스이모노(吸い物)는 다시국물에 조개나 생선살을 넣은 국물요리를 통칭하는 말이다. 스우(吸う)란 국물을 마시거나 공기를 마신다는 뜻이다.

7. 스노모노(酢の物)는 일본어 그대로 스(酢 초)로 만든 음식으로, 야채와 문어, 해삼 같은 재료를 식초로 무친 음식을 통칭하는 말이다. 오완 또는 오완모노(お椀物)는 완()이라는 공기그릇같은 그릇에 담겨져 나오는 전반의 음식을 말한다. 챠완무시 ''도 같은 한자다.

8. 쿠치나오시(口直し)란 정식 카이세키 콘타테명은 아니다. 입을 고친다로 직역되는 것처럼, 중간에 나오는 요리가 기름기가 많거나 할 때 그뒤에 나와서 입안을 리셋해서 다음 요리를 즐길 수 있게해주는 역할을 하는 요리를 말한다.

이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데 일단 오늘은 한국의 오마카세코스의 메뉴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를 정리했다